스쿨존 너머

<올해의 데이터저널리즘 혁신 상>

소속: 시사IN, 브이더블유엘, 스튜디오 벨크로
참여자: 변진경, 김동인, 이명익, 최한솔, 김승범, 유원선

*특별 웹페이지 https://beyondschoolzone.sisain.co.kr/
*지면 기사(총 11편) https://www.sisain.co.kr/45649
*다큐멘터리 영상 (총 4부) https://www.youtube.com/watch?v=aYeDh8qrrkk&t=0s
*360VR 영상(총 5편) https://www.youtube.com/watch?v=EHBoACMz8Cw&list=UUaVuYo_tiiNzTSmlnM-A2kQ&index=5
*증강현실 캠페인 https://beyondschoolzone.sisain.co.kr/ar

기사/프로젝트 내용 요약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사고 다발 지역 현장 르포, 경제적·지역적 격차, 도시계획 단계에서의 보행 안전 고려의 중요성, 자동차 중심의 도로 문화, 길 위 어린이를 향한 혐오, 변화를 위한 움직임 등을 다각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취재 내용은 <시사IN> 지면 기사뿐 아니라 지도, 영상, 인포그래픽, 일러스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각화하였고 특별 웹페이지 ‘스쿨존 너머https://beyondschoolzone.sisain.co.kr‘를 통해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담아냈습니다.

기사/프로젝트의 뛰어나거나 혁신적인 점

1. 새로운 관점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는 언론이 늘 다루어 왔지만 한번도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사고 당사자인 ‘어린이’들 관점에서 말입니다. <시사IN>의 ‘스쿨존 너머’ 프로젝트의 기조 관점은 ‘아이들 눈에 블랙박스가 있었다면’이었습니다. 자동차나 운전자, 성인 관점의 교통사고 기록은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를 제대로 밝혀내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기록되지 못하고 대변되지 못한 보행 아동의 ‘생존할’ 권리를 위해, 〈시사IN〉은 뒤늦은 아이들의 블랙박스가 되고자 했습니다. 어린이 입장에서 현장을 확인하고 관련 데이터를 살피며, 패턴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했습니다.

2. 데이터 기반 분석
어린이 교통사고 보도는 또한 이제껏 주로 ‘사연’ 중심으로 소비되었습니다. 피해 아동 유족의 눈물과 호소가 한동안 사람들의 연민을 받다가, 이내 비판과 조롱의 대상이 되기 일쑤였습니다. “사실상 부모 탓 아님?” “저렇게 뛰어나오니까 죽지” 식의 패륜적 반응들이 온라인 공간에 흘러넘쳤습니다.
<시사IN> 특별취재팀은 사실과 객관으로서 그 흐름에 맞서고자 했습니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등록된 교통사고 데이터 가운데 어린이 보행 사고 데이터를 모두 추려냈습니다. 2007~2020년 발생한 ‘차 대 사람’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발생 시로부터 30일 이내 사망), 중상(3주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부상), 경상(5일 이상 3주 미만의 치료를 요하는 부상), 부상 신고(5일 미만의 치료를 요하는 부상) 가운데 피해자 연령이 만 13세 이하인 사례 7만6482건 전수 데이터를 재료로 삼았습니다. 엑셀 항목 속 단어와 숫자들을 기반으로, 그 아래 숨어있을 수많은 의미와 이야기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3. 충실한 현장 취재
데이터를 밑재료로, 현장으로 갔습니다. 절대적으로 사고량이 많은 지역, 아동 인구수 대비 사고율이 높은 지역,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역 등을 중심으로 르포 취재에 나섰습니다. 서울, 인천, 부천, 성남, 수원, 시흥, 아산, 전주, 정읍, 광주, 화순, 목포, 영주, 대구, 김해, 부산, 제주 등에서 아동 보행 사망사고가 일어난 곳 및 사고 다발 지점 38곳을 방문해 어린이의 안전을 방해하는 위험 요소들을 찾았습니다. 피해 아동, 보호자, 인근 주민, 가해자 측 가족, 변호사, 학교, 경찰, 지자체, 시도 의회, 시민단체, 학교, 지역아동센터, 화물차주, 응급의학과 의사, 도로교통 전문가 등 수십 명 취재원들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관련 재판을 방청하고 판결문을 검색하고 전문 자료를 수합했습니다. 데이터, 현장, 인터뷰, 자료조사로부터 얻은 재료들을 버무려 완결된 보도물을 구성하였습니다.

4. 다각화된 구성
<시사IN>의 ‘스쿨존 너머’ 기획은 지면, 유튜브 영상, AR 캠페인과 이것들을 총망라한 디지털 페이지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다각적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각각의 플랫폼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콘텐츠들을 변주하되 기획 취지와 기본 관점은 모두 일맥상통하게끔, ‘따로 또 같이’를 추구했습니다.

5. 전문가와의 유기적 협업
<시사IN>과 신뢰 관계가 구축된 전문가 그룹과의 협업이 콘텐츠의 질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습니다. 도시 데이터 분석·시각화 전문업체 브이더블유엘(VWL)의 김승범 대표는 데이터를 보다 효과적으로 시각화하고, 다양한 변수와 교차 분석하며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특히 보행 안전의 계층적 격차를 분석하기 위해 주거 가격 데이터를 수집하고 지역별 사고율과의 상관성을 밝혀내는 작업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스쿨존 너머’ 특별 웹페이지에서 반응형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구현하고 ‘모든 곳을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캠페인 AR 프로그램을 개발해준 스튜디오 벨크로 유원선 대표는 <시사IN>과 수년간 협업을 이어온 오랜 파트너입니다. 지난 5월 기획 초기 단계에서부터 참여해 디자인 컨셉과 구성, AR 콘텐츠의 방식과 기술 등을 협의하며 결과물을 구체화해 나갔습니다.

6. 기획 참여자들의 ‘진심’
모든 저널리스트가 마찬가지겠지만, <시사IN> ‘스쿨존 너머’ 특별취재팀은 이번 기획에 임할 때 그 어느 때보다 더 진심을 쏟았습니다. 죽거나 다친 아이들을 다루는 주제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여러 사고 현장들을 확인하고 참혹한 CCTV 영상을 목격하고 절규하는 유족들을 만나면서 취재팀은 많은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이 사고와 목소리들을 아주 날것으로 전달해 ‘클릭 수’을 얻고자 한다면 방법은 무궁무진해 보였습니다. 다소 자극적으로 보도하더라도 더 많은 독자들이 보게 되면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데 일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적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희 취재팀은 선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심하게 자극적인 장면이나 이야기들은 일부러 기사 내용에서 배제시켰습니다. 감정적이고 쓰라린 멘트보다 최대한 객관적이고 건조한 이야기들을 사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지도나 영상에서도 특정 지역이나 인물이 의도치 않게 피해를 볼 수 있는 위험이 있으면 최대한 가리거나 지웠습니다. 어떤 특정 지역, 어떤 특정 인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 보편의 이야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절절한 사연, 선악으로 구분되는 인물 이야기는 당장의 관심은 끌 수 있지만 기저에 깔린 취지가 아주 쉽게 휘발되는 보도의 특성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기획에서 전하는 이야기들이 조금 덜 강렬하더라도 아주 오랫동안 독자들의 마음에 남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그 진심이 이번 기획을 이끌어오는 가장 큰 힘이었습니다.

프로젝트가 사회에 미친 영향

9월 말부터 지면을 시작으로 기획 결과물들이 온·오프라인에 유통되었습니다. 정기구독자들에게 이제 막 종이잡지가 배송되었고 <시사IN>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된 온라인 버전 기사들도 유료 구독자 우선 정책 탓에 아직 일부만 전체 공개되어 있습니다. 특별 웹페이지는 10월5일 막 오픈했습니다.
이번 특별기획이 보도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다양한 피드백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지자체 교통정책과, 기업 사회공헌팀, 스마트 도시 솔루션 스타트업, 대학 연구실 등에서 보도 내용에 관해 문의를 해오고 있습니다. 한 수도권 시청 공무원은 “기사에서 지적한 내용을 참고해 시정에 반영하고 싶다”며 추가 자료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몇몇 시민단체도 <시사IN> 보도내용을 기반으로 추후 활동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출판사에서 단행본 출판 제의도 들어왔습니다.
가장 반가운 것은 일반 독자와 시민들의 인식 변화입니다. 기자들의 메일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로 기사를 접한 독자들의 호평이 쏟아졌습니다. “이렇게 사고가 많았는지 미처 몰랐다” “늘 운전자 입장이다가 이 기사를 읽고 처음으로 아이 입장에서 도로 환경을 생각해보았다” “민식이법에 대해 그동안 나도 오해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어른으로서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고민해보게 됐다” 등 시민 개개인이 관점을 조금씩 전환해보는 계기가 마련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보도에 사용된 기술

-데이터 전처리 및 분석: R 코딩 (데이터 확보 과정에서는 Python 활용)
-사고 다발 지역 히트맵 및 스팟 지도 제작: QGIS의 히트맵 기능 이용, 사고지점별 pdf 변환 뒤 일러스트레이터에서 후처리
-웹페이지 인터랙티브 및 AR 서비스 구현: Html5 및 자바스크립트 라이브러리(Three.js)

Category

올해의 데이터저널리즘 혁신 상

Date published

2022년 10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