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 우리가 속고 있는 것

<올해의 데이터 시각화 상 최종 후보작>

소속: Visualising Korea (비주얼라이징코리아)
참여자: 백수경, 라도스와프 폴코프스키 박사 (Dr. Radoslaw Polkowski)

 

(국문) https://visualisingkorea.com/ko/2018/12/01/south-koreas-gdp-the-great-swindle-kor/

(영문) https://visualisingkorea.com/2018/12/01/south-koreas-gdp-the-great-swindle/

 

기사/프로젝트 내용 요약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은 삶의 질을 가늠하는 지표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고 흔히 ‘긍정적인 것’, ‘이루어야 할 것’으로 묘사되곤 한다.

 

이번 기사는 국내총생산을 비판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이에 따라 비주얼라이제이션은 일반적인 관점에서의 1인당 국내총생산과 새롭고 비판적인 관점을 적용했을 때의 1인당 국내총생산 측정치의 차이를 독자들이 직접 경험하고, 또한 그 결과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의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 수 있는 혁신적 방식을 취한다.

비주얼라이징코리아의 이번 기사 및 비주얼라이제이션은 혁신적인 관점과 접근 방식을 통해 한국 국내총생산에 숨겨져있던 사실을 밝히며 흥미로운 결론을 이끌어낸다. 한국의 국내총생산은 상당 부분 무자비한 초과 근무에서 비롯되었으며 결과적으로 한국 사람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밝힌다. 결론적으로 이 기사와 비주얼라이제이션은 국내총생산의 성장이 국민들의 삶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일반적인 통념에 도전하는 것이다.

 

기사/프로젝트의 뛰어나거나 혁신적인 점

먼저, 이 기사는 국내총생산(GDP)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을 취한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이는 보통의 주류 언론에서 국내총생산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이루어야 하는 것으로 묘사하는 관점과 상반된다. 예를들어 2019년, 많은 언론에서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이 3만 달러를 넘어서며 이탈리아보다도 높아질 것이라고 앞다투어 보도했다. 하지만 비주얼라이징코리아의 비주얼라이제이션에서 모든 국가가 같은 근로 시간을 일한다고 가정했을 때,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이탈리아보다 훨씬 낮아진다. 이탈리아 뿐만이 아니다. 모든 국가가 모두 같은 근로 시간 동안 일을 한다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보통 한국만큼 부유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동유럽 국가들보다도 낮아진다.

이를 통해 비주얼라이제이션은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이 이탈리아나 슬로바키아보다 높다는 것이 한국 사람들의 삶의 질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한국은 1960년대 이후 국제적으로 찬사를 불러올만큼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룩하였고 한때 저소득 국가였던 적이 없었던 것처럼 현재는 전세계적인 고소득 국가들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다. 하지만 한국의 경제 발전이 보통 사람들의 무자비한 초과 근무와 같은 희생을 발판삼아 이루어진 것이라면, 진정한 승리라고 할 수 있을까. 되려 ‘피로스의 승리(Pyrrhic victory): 많은 희생을 대가로 이룬 승리. 최종적으로 패배와 다름없다고 여겨지는 승리’인 것은 아닐까.

이 기사와 비주얼라이제이션은 국내총생산에 대해 보통의 관점을 넘어선 비판적이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접근함으로써 위의 중요한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었다 (국내총생산의 측정 방법에 대해서는 분석 방법에서 더욱 자세히 기술). 또한 이 비주얼라이제이션은 독자들이 한국을 국제적인 관점에서 조망하면서 경제체제 블락(Bloc)별로 구체적으로 비교해보고, 새로운 관점과의 차이를 직접 경험함으로써 분석 결과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프로젝트가 사회에 미친 영향

이 기사는 경제 성장이라는 개념과 경제 성장의 측정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또한 분석 결과를 하나의 비주얼라이제이션으로 요약해 제시함으로써 국내총생산 성장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어떤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 대중의 인식을 높인다. 한국의 언론, 여론에서 국내총생산은 보통 ‘이루어야 할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사실 1970-80 년대의 발전주의의 역사에 그 기원을 두는데, 발전주의 경제 개발 시절의 최대 목표는 급격한 경제 성장이었고 국내총생산은 경제 성장을 측정하는 주요 지표로 사용되었다. 국내총생산은 이후로도 줄곧 한국의 정치, 경제 논의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주요 지표가 되었다.

한국에서 실제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많은 정책들(새로운 사회 복지 프로그램이나 노동시장 규제 등)이 결과적으로 좌초되고 버려지는 것도 이러한 정책들이 국내총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에 기인한다. 이런식으로 국내총생산 성장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정작 실제 사람들의 삶의 질에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복지 정책이나 근로 시간 제한 등 사람들의 고용 권리를 보장하는 노동시장 규제 같은 정책들은 경제성장의 걸림돌이라는 이유로 대부분 좌초되지만, 실은 놀랍게도 한국 경제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제한된 노동 자원을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되는데, 효율성이 높아지면 초과 근무 없이도 국내총생산이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유럽 국가들(스웨덴, 노르웨이)은 높은 효율을 획득함으로써 적은 시간 일하고도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룩한 사례로 유명하다. 광범위한 복지 혜택, 근로자들의 고용 권리 보호가 결과적으로 근로자와 기업 전체의 효율성을 불러오기 때문에 북유럽 국가의 높은 효율성이 이들 국가의 복지 정책, 노동 시장 정책에 기인한다는 데에 이견이 없다.

이것이 바로 이 기사에서 제시한 것처럼 경제 성장, 국내총생산 생산에 대한 지배적인 시각에 의문을 제기해야 하는 이유이다. 비약적으로 성장한 한국의 국내총생산(‘한강의 기적’)은 한국이 이룩한 성과 중 하나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이 성과가 보통 사람들의 무자비한 초과 근로와 같은 희생을 발판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진성한 성과라고 할 수 있을까. 되려 ‘피로스의 승리(Pyrrhic victory): 많은 희생을 대가로 이룬 승리. 최종적으로 패배와 다름없다고 여겨지는 승리’인 것은 아닐까.  이 기사는 경제 성장이라는 개념에 비판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나아가 한국 사회에 비판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고소득 국가로의 성장이 반드시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은 아니며, 따라서 경제 성장에만 집중하는 정책이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방향성(이를 테면 평등, 지속성, 건강 등)을 갖는 정책이 필요함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실감할 수 있다.

 

 

보도에 사용된 기술

비주얼라이제이션 및 모든 효과는 인터넷 언어(JS, html, CSS)를 활용해 제작되었다. 비주얼라이제이션 제작 이전, 데이터의 활용 및 분석은 프로그래밍 언어(Python, R)를 활용해 이루어졌다.

이번 기사와 비주얼라이제이션의 핵심은 국내총생산의 성장, 경제 성장에 대한 반전에 있다. 국내총생산이 좋은 것, 이루어야 할 것으로 인식되면서 실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룩한 것도 사실이지만, 이 기사는 그 이면에 있는 진실을 밝히고자 했다. 이러한 반전을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같은 도표가 독자의 클릭으로 바뀌며 독자가 그 변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비주얼라이제이션을 제작하였다. 특히 국가별 아이디를 추적함으로써 클릭으로 도표가 바뀔 때 해당 국가의 변화를 따라갈 수 있는 효과를 주어 국내총생산의 기준에 따른 변화를 더욱 효과적으로 보이고자 했다.

또한 한국에서 보통 한국보다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동유럽과 같은 국가들이 근로 시간을 고려했을 때 한국보다 국내총생산이 높아지는 결과를 더욱 효과적으로 보이고자 국가를 지역별로 나누어 지역별로 여섯개의 작은 차트를 덧붙였다. 지역별 차트도 메인 차트처럼 사용자의 클릭 메뉴에 연동해 사용자가 메뉴를 바꿀 때 국가별 차이 뿐 아니라 지역별 차이도 효과적으로 볼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

마지막으로 한국과 OECD 평균에 각각 빨간색, 노란색 효과를 주어 총 31개 국가들이 한데 섞여 있는 곳에서 눈에 띄도록 만들었다.

Category

2019 올해의 데이터 시각화 상

Date published

2019년 11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