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를
쉬게 하라

올해의 데이터 시각화 상

소속: 시사IN, 브이더블유엘

전체 참여자: 변진경, 전혜원, 이명익, 김승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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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프로젝트 내용 요약

 ‘화물차를 쉬게 하라’는 한국 사회 노동자 권리와 시민 안전, 그리고 그를 둘러싼 정치적 역학관계의 연결고리를 밝힌 데이터 저널리즘 프로젝트입니다. 우리는 사업용 화물차 5만9296대의 한 달 치(2022년 4월) DTG(Digital TachoGraph) 데이터를 입수해 화물차 노동자들의 초장기 노동 시간과 초장거리 동선을 분석했습니다. 또한 데이터에 현장 르포를 더했습니다. 화물차 노동자의 24시간을 동행 취재하고, 운전자 2만500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현상뿐 아니라 구조와 해법도 짚었습니다. 안전운임제, 운전시간 총량제 같은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선행되어야 할 정부, 정치인, 대중의 태도를 모색했습니다. 또한 위와 같은 내용들을 효과적이고 설득력 있는 데이터 시각화 방식으로 구현해, 인터랙티브 웹페이지 안에 담았습니다. 

■기사/프로젝트의 뛰어나거나 혁신적인 점

 ‘화물차를 쉬게 하라’는 데이터와 현장 취재 내용이 서로를 뒷받침하고 강화하는 데이터 저널리즘의 힘과 매력을 최대치로 보여준 기획입니다. 분석된 데이터를 통해 현장에서 포인트를 잡아내고, 현장을 본 뒤 데이터에서 다시 특이점을 끄집어내는 데이터 기반 취재의 ‘선순환’이 끊임없이 일어났습니다. 이 기획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 팀원들이 그 선순환의 희열을 직접 느껴보았고, 결과물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독자들이 칭찬과 환호로써 평가해주었습니다.   

또한 ‘화물차를 쉬게 하라’는 데이터와 현장 취재 두 쪽 어느 편에도 지나치게 함몰되지 않은 기획이라고 스스로 평가합니다. 방대한 데이터 양과 현장 취재 내용 중 많은 부분을 버렸습니다. ‘효과적으로 설득하기’가 이번 프로젝트의 최대 목표였기 때문입니다. 지나치게 현란하고 나열적인 데이터 제시도, 감상적이거나 당위적인 주장과 분석도 최대한 배제하려 애썼습니다. ‘나의 안전을 위해서는 너의 안전도 챙겨야 한다. 그리고 그 일에는 비용이 든다’는, 단순하고도 당연한 논리를 데이터저널리즘을 통해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프로젝트가 사회에 미친 영향

 ‘화물차를 쉬게 하라’가 보도된 때는 때마침 화물연대 파업으로 노정 간 갈등이 크게 불거지던 때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독자들은 파업 찬반 여부를 떠나 ‘화물 운수 시장의 구조와 모순은 특정 분야 노동자와 사용자간 이해관계 문제를 넘어, 시민 모두의 안전과 관련돼 있는 공동체의 문제’라는 것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다수 언론과 시민사회단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주목하며 소개했고, 여러 단체에서 높이 평가하며 상도 주었습니다. 여전히 화물 운송 노동을 둘러싸고 사회적 갈등이 말끔히 해소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통해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공통의 가치인 ‘안전’을 문제의 핵심으로 부각시키는 데에 일조하였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데이터의 출처와 수집/분석 방법

 이 프로젝트는 DTG 데이터를 활용해 노동과 안전 문제를 이야기해보자는 공통 목표 아래, 2022년 4월부터 언론-학계-데이터 분석업체의 3자가 함께 협업하며 출발했습니다. 교통정책을 연구하는 서울대 환경대학원 한상진 교수를 통해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화물차 5만9296대의 한 달 치(2022년 4월) DTG 데이터를 제공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데이터 검수를 거친 3만7892대 DTG 샘플을 분석 대상으로 삼아, 화물차 운전자들의 노동시간과 공간을 분석했습니다. 

데이터 분석과 시각화 과정에 대해 말씀드리면,

 

 먼저, 1초 간격으로 59,000대의 상업용 화물차의 월별 궤적을 포함하는 3TB의 데이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 데이터는 두 가지 형태로 처리되었습니다. 먼저 화물차의 상태를 운행, 정지 상태로 분리하여 500MB로 압축하였습니다. 둘째, 전국 지도의 움직임을 500m 그리드 단위로 재가공하여 16GB로 압축했습니다. 첫 번째 시간 차원의 데이터는 타이어 모양의 그래프로 표현했고, 두 번째 공간 차원의 데이터는 지도로 표현했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R에서 수행되었습니다.

웹페이지 형식으로 공개된 최종 결과물은 자바스크립트를 이용해 재탄생시켰습니다. 사진과 글은 정적 요소로, 움직이는 차트는 동적 요소로 정의하여 편집 과정에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미리 템플릿을 만들어 준비했습니다. 모든 요소들은 화면 스크롤 정도에 따라 움직이도록 했으며, 동적 요소는 나타날 때부터 사라질 때 까지의 시간을 0~1사이의 값으로 정규화하여 각 요소의 시간 진행을 독립적으로 구성했습니다.

 

 화물트럭 바퀴처럼 표현된 타임차트는 d3.js를 사용하여 생성했습니다. 지도상의 움직임은 Deck.gl을 사용하여 표현했습니다. ScatterPlotLayer를 사용했지만, 스크롤에 따라 표시되는 그리드가 필터링되도록 데이터를 전처리하여 마치 화물차가 움직이는 것처럼 표현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작업은 불안정한 화물차 기사들의 한 달 삶을 타이어 모양의 파이 차트로 옮기는 과정이었습니다. 규칙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의 원형 차트는 안정적인 타이어 형상으로, 불규칙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마치 낡고 위험한 타이어가 굴러가는 것처럼 보이도록 시각화의 규칙을 정하여 구현했습니다.

 

■보도에 사용된 기술

 D3.js, Deck.gl, QGIS, R, Microsoft Excel, Javascript 등 일반적인 웹 시각화 기술